2024. 8. 8.
젊은 시절에 호발하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5년 새 30% 이상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수가 2019년 7만 814명에서 2023년 9만 2665명으로 급증했다. 그중 20~40대 환자가 57%에 달했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장이 막히거나 구멍이 뚫리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염증성 장 질환은 크게 전신에 염증이 생기는 크론병과 장에 한정돼 염증이 생기는 궤양성 대장염으로 나뉜다. 끊어질 듯한 복통, 반복되는 설사,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 등의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유전과 개인 면역반응, 장내 미생물의 조성, 환경 인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의 보편화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대장 내시경 검사로, 환자의 증상, 혈액, 조직 검사, 영상의학검사 소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치료의 원칙은 약물 치료인데, 증상 완화와 관해기(증상이 안정된 시기)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치료 도중에 약제가 더는 듣지 않아서 증상이 악화하거나 여러 합병증이 생기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고려대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홍광대 교수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 중에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최대한 미루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 증상이 더욱 악화해 긴급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범위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개복수술까지 고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다”고 말했다.
크론병의 합병증으로는 ▲장이 좁아지는 협착이 생겨서 장폐색이 나타나거나 ▲장에 구멍이 나서 복강 내에 농양(염증으로 세포가 죽고 고름이 고인 현상)이 생기거나 ▲누공(조직에 생기는 관 모양 통로) 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땐 수술이 필요하다. 병이 오래 지속되면 대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암이 의심스러운 상황일 때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 역시, ▲내과적 치료에 한계가 있거나 ▲급작스러운 대량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대장 천공이 됐거나 ▲전격성 대장염(매우 심한 궤양성 대장염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생겼거나 ▲대장암이 발생했을 때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크론병일 때는 장을 일부 절제하는 수술을 하게 되는데, 남아있는 장에서 재발할 우려가 커 절제 수술이 필요할 때만 시행해야 한다.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궤양성 대장염 수술은 결장과 직장을 모두 절제하는 전대장절제술이 주로 시행된다.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소장의 끝부분을 J 형태로 변형해 항문관에 연결한다. 변을 저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문합부를 보호하기 위해 임시 소장루를 보통 2~3개월 복벽에 유지하게 되며, 이후 문합부 합병증이 없으면 안전하게 임시 소장루는 복강 내로 복원하게 된다.
홍광대 교수는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존재한다”며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영상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의 여러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치료 난도가 높은 환자의 상태를 공유하고 각 환자의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부터 최적의 수술 시기를 도출하려는 논의를 진행한다”고 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8/07/2024080701890.html